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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고은광순 2007/03/22 18:25 M/D Reply Permalink

    지난 2월에 우먼타임즈에 쓴 글입니다.(고은광순의 세상이야기)
    인도의 오로빌이라는 곳을 알게 되었는데 우리도 DMZ 안에 만들면 어떨까 생각했습니다. 또 십자매라 하여 한 달에 한 번 정도 함께 여행하는 선후배가 있는데 DMZ를 따라 도보여행을 하는 것이 원대한(?) 꿈이지요. 손이덕수님을 통해 님의 함자를 알게 되었고 여기까지 찾아오게 되었습니다. 조만간 뵙고 싶네요.

    koeunks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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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은광순의 세상이야기(55) <오로빌을 아십니까?>

    국적을 묻지 않는다. 혈통, 가문, 대잇기는 의미 없는 것이므로 성(姓)을 쓰지 않는다. 종교는 없으나 명상은 있다. 사유재산이 없다. 대표가 없다. 돈이 없다(일한 댓가는 카드에 적립된다.) 이렇게 세상에서 갈등과 대립의 원인이 되는 것들은 애초에 발을 못 붙이게 하고 환경을 위해 태양과 풍력에너지를 사용한다. 일주일에 한 번꼴로 수준 높은 연주회가 열린다.

    1968년, 세계 124국의 사람들이 모여 만든 인도 남부의 실험 공동체 오로빌의 모습이다. 착공되기 2년 전 유네스코는 오로빌의 탄생을 지지하는 총회 결의문을 채택했다고 한다. 문화, 종교, 인종의 차이를 극복하고 인류의 단합을 추구하는 유엔의 정신과 부합하기에 유엔과 유럽연합, OECD 등은 매년 400만 달러에 가까운 기금을 지원하고 있다.

    공동체의 수명이 15년 정도라고 하지만 오로빌이 40년째 건재하고 있는 것은 그러한 세계의 관심과 지지 때문이 아닌가 싶다. 민족과 계급의 구별이 없는 유토피아를 건설하여 새로운 인종이 탄생하기를 온 세계가 고대하고 있다는 사실은 대단히 흥미로운 일이다.

    인류 최대의 적은 인간의 내부에 있으며 자기성찰에 정진하면 신성을 향해 진화될 수 있다고 주장했던 인도의 사상가 스리 오로빈도와 그의 정신적 동반자였던 프랑스 여인 마더가 오로빌의 정신적 토대를 제공했다. 마더가 썼다는 ‘오로빌헌장’에는 ‘특정한 누군가에게 속해 있지 않고, 끊임없는 교육의 장이 되어야 하며, 과거와 미래의 교량 역할과 실제적인 인간 일치를 위해 물질적, 영적으로 끊임없이 연구를 해 나가는 곳’이라고 적혀있단다.

    우선 3개월을 거주한 뒤 인터뷰를 거쳐야 하고 2년을 거주하면 오로빌리언이 될 자격이 주어진다. 새로 땅을 사서 오로빌 재단에 기부하고 사용허가를 얻어 집을 짓는다. 물질소유에 사로잡혀서는 안 되며, 인습으로부터는 자유로워야 하지만 에고(자기애)와 욕망의 노예가 되어서는 안 된다. 노동을 통해 의식을 진보시키며 새로운 인간으로 진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스스로 신성에 가까워짐으로써 진정한 자유를 획득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하루 5시간 정도의 노동이 끝나면 오로빌의 성소인 마티르만디르에서 명상을 하고 아침에도 명상으로 하루를 연다. 바깥사회로 나가는 것은 언제나 자유다.

    최근 오로빌의 존재를 알고 나니 가슴 속에 꿈틀꿈틀 생각이 피어오른다. 아, 우리도 저런 공동체를 만들어 보면 좋겠다. 땅 값이 비싸서 어쩌지? DMZ 안에 만들면 좋지 않을까? 언젠가는 통일이 될 터인데 그곳을 땅 투기꾼들에게 맡길 수는 없잖아. 헌법에 토지공개념을 넣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으니 이런 공동체를 위해 국가가 땅을 내어 놓는 것은 충분히 의미가 있는 일이야.

    게다가 마지막 분단국이니 통일 이전이라도 남북의 힘으로 기초를 조성하고, 남북인이 함께 생활을 하면서 세계평화센터를 만들어보는 거야. 그리되면 국제사회의 관심과 지지도 쉽게 받아낼 수 있을 것이고, 국민소득 2만불에서 3만불, 4만불을 외쳐대는 한반도 남쪽 사람들의 물질에 대한 끝없는 집착도 영혼의 행복으로 방향을 틀게 할 수 있고. 아, 경제성장 몇% 보장한다는 대선후보 말고, DMZ 동막골오로빌 건설을 외치는 대선후보 어디 없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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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이가 내게 산맥을 넘어가 보라고 했다. DMZ속으로 연어 떼가 치닫는 시퍼런 남강(南江)이 흐르고, 강가 무시무시하게 깊은 서어나무 숲엔 장수하늘소가 우글거리며, 고미성(古美城)이라고 하는 작은 성터도 있다는 것이다. 1984년 여름이었다.

- 함광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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