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rch Results for '전혀 뜻밖의 자연/누가 고층습원을 파괴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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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3/09 희생자는 늘 자연이다. by 함광복
강원도 양구의 대암산 용늪도 전쟁 후유증의 희생자다. 대암산은 주봉에서 북서쪽으로 2km 거리에 해발 1,304m의 도 다른 봉우리를 가진 쌍두봉(雙頭峰)이다. 두 봉우리는 활처럼 휜 기다란 능선이 다리처럼 잇고 있다. 그 능선 동쪽 기슭은 해발 1,000~1,280m 의 넓은 평원이다. 형제 늪, 큰 용늪과 작은 용늪은 이 평원 속에 들아 앉아 있었다. 형제 늪은 1966년 2년 간 한국 자연보존연구소아 미국 스미소니언 연구소의 DMZ 공동 학술조사에서 밝혀져 세상에 알려 졌다. 당시 그들이 신문에 공개한 그 늪은 산정에 거대한 녹색 양탄자를 깔아 놓은 듯 했다. 4,500살쯤된 나이백이 늪이었지만 금방 그려낸 수채화처럼 파란 물감이 묻어날 듯이 싱싱한 느낌이었다. 늪 한가운데는 작은 연못도 하나 있었다. 그 연못물이 지독한 산성수라는 사실을 알지 못했기 때문에 어떤 이는 '저 연못엔 아침마다 산토끼가 찾아 와 물을 마실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용늪 속 연못, 산짐승들의 옹달샘으로 오해하지 말아야 한다. 물벌레도 살지 않는 지독한 산성수다.




1986년 7월, 1년 후 대암산을 다시 올라갔을때, 나는 작은 용늪에 둑들이 무질서하게 쌓여 있는 것을 보았다. 드디어 군인들은 AN-2기의 착륙 장애물을 만들어 놓은 것이다. 큰 용늪은 그때까지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다만 늪이 동쪽 산기슭으로 이동하는 것 같다고 생각했다.


오히려 군인들은 용늪을 병들게 한 혐의를 그 웅덩이를 스케이트장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학술조사단에게 두고 있다. 용늪이 고층습원으로 밝혀졌다고 해서 군인들이 흥미있어 하지는 않았다. 가장 열광한 집단도 학계나 환경단체였으며 그 늪을 가장 많이 다녀간 사람들도 그들이다. 첫 학술조사단이 다녀간 이래 그 늪은 '생체실험'을 아마도 100번도 더 받았을 것이다.


사실 DMZ 학술조사단은 향료(香料)를 찾아 동방항로를 떠나는중세선단 같았다. 귀항하는 배에는 무엇이든 지귀한 것이 실려 있어야 한다. 원주민에게 수탈을 해서라도 향료만 싣고 오면 그만이다. 용늪 학술조사단들도 탐욕스럽게 보물찾기를 하는 것 같았다. 그들은 신종, 특산종 등 희귀 동식물 찾기에 열을 올렸다. 그들은 남보다 먼저 가 보물만 찾아오면 되는것 같았다. 이 때문에 DMZ 자연은 과거 여러 차례 실시된 조사들이 중복됐으며 상호 보완이 되지도 않았다. 조사내용은 연속성이 없었으며 자료로 축적 되지도 않아 활용도도 낮았다. 결국 조사보고서들은 전혀 새롭지 않은데도 자신에겐 새롭기 때문에 매우 새로운 것처럼 작성 됐다.


2000년 8월 나는 대암산에서 '고층습원의 치료사' 강교수를 만났다.
"몇 년 전보다 늪이 건강해진 것 같습니다."
느낀 대로 내가 말을 건넸다.
"아직은 자연적으로 재생되기를 기다리는 수 밖에 없어요."
그는 예전에 내게 했던 그 말을 다시 했다. 그러면서 눈을 찡긋해 보였다.
"쉿, 조용히! 사실은 많이 좋아진 것 같아요. 사람만 안 오면 자연은 살아난다니까. 이걸 알면 또 사람들이 몰려 올 거요."
낮은 목소리로 그가 말했다.

Posted by 함광복

2007/03/09 11:17 2007/03/09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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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이가 내게 산맥을 넘어가 보라고 했다. DMZ속으로 연어 떼가 치닫는 시퍼런 남강(南江)이 흐르고, 강가 무시무시하게 깊은 서어나무 숲엔 장수하늘소가 우글거리며, 고미성(古美城)이라고 하는 작은 성터도 있다는 것이다. 1984년 여름이었다.

- 함광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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